디에디터

디에디터는 미국 엔사이클로피디어 브리태니커 사의 한국 지사 한국브리태니커회사에서 다양한 백과사전을 펴냈던 전문인력이 설립한 현지법인입니다. 

디에디터에는 250년이 넘는 브리태니커의 오랜 역사와 경험을 이 땅의 바람과 기후에 맞게 뿌리내리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지식은 무엇이며 어떻게 묶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오래 고민해왔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함께 1994년 완간한 한국어판 <브리태니커 세계 대백과사전>,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 <브리태니커 비주얼 사이언스> 등을 펴냈고, 이 모든 것들의 디지털 버전을 만들고 가꾸어 왔습니다. 거슬러 올라가 한국브리태니커회사에서 따로 설립했던 출판사 뿌리깊은나무에서 펴낸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 <한국의 발견> 등 뛰어난 저작의 전통을 계승하여,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각박한 삶을 적실 지식의 물꼬를 열어 보려는 소박한 꿈을 이어왔습니다. 디에디터는 이런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지식과 교양이 필요한 독자의 눈으로 시선을 낮추어,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출판 문화를 탐색하려고 합니다.


2015년, 한국브리태니커회사의 서울 사무실 문을 닫고 한국에서 그 일을 이어받아 하게 될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단연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새로 설립될 회사의 이름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뜻도 좋고 발음도 좋은 다양한 이름들이 후보로 제시되었습니다. 순 우리말로 좋은 이름을 찾고 싶었으나, 정말 좋은 이름들은 이미 여러 출판사에서 쓰고 있어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데에서 출발하는 게 좋겠다는 데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지식의 생산자가 아닙니다. 지식은 세상에 차고 넘칩니다. 인터넷 시대를 흔히 "정보의 홍수 시대"라고도 합니다. 한편 우리 옛 속담에는 "홍수가 나면 먹을 물이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도 있습니다. 결국 이 시대는 새로운 것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의 가치를 판단하고 잘 꿰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안목"과 "균형"의 능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런 일을 "편집"이라고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편집자"라고 합니다. 브리태니커의 오랜 전통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이며, 그 일에 오래 일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안목"과 "균형"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모든 전문분야의 전문가들에 못지 않게 이 세상에 대단히 긴요하게 쓰일 소중한 능력이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 브리태니커에서 일하면서 "편집"의 오랜 전통과 가치를 몸으로 익힌 사람들이라는 데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 만드는 회사의 이름을 "편집자"라는 의미에서 출발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가 하는 일들의 많은 부분이 외국과도 관계가 있어, 서로 쉽게 이해될 "에디터"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시카고 본사 에디토리얼 부서에서 일하는, 영어가 모국어인 고참 편집자의 조언을 받아 최종적으로 "디에디터 THE EDITOR"라고 정했습니다. 


아름다운 순 우리말이 아닌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립니다. 하여 저희는 따로 "한국백과사전연구소"를 설립하고, 순 우리말로 된 이름 "포도시"를 따로 확보했습니다. "포도시"는 "힘겹게, 겨우, 어렵사리"라는 뜻의 전라도 말입니다. 소설가 장정희는 "힘겹게 경계를 넘어서는 자의 말이다. 포기하지 않고 배로 밀어가며 살아내는 자가 쓰는 말이다. 경계 앞에 쉽게 좌절하는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는 말이다. 경계를 넘어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는 자의 말이다"라고 이 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치가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포도시" 견디며 새 시대에 맞는 좋은 지식을 만들고 다듬고 나누는 일을 기꺼이 담당할 것입니다.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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